2021년 세종학당 우수학습자대회
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새로운 얼굴들을 마주했다. 똘똘하고 유난히 커다란 눈을 가진 인도 학생들은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게 칠판 앞에 서있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는 그들을 마음과 눈에 담고 힘껏 열정을 다해 가르쳤다.
인도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던 그 순간은 독가스라 불리던 델리의 미세먼지 지수도, 40도를 웃도는 뜨거운 대기의 열기도, 바깥의 시끄러운 소음도, 외로움과 향수 조차도 모두 잊어버리고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했다. 한국에 돌아와 있는 지금은 내게 인도에서 만난 마음속 그리운 이들이 되어 남았다.
올해도 2021년, 575돌 한글날 행사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세종학당 재단에서 해마다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우수학습들을 초청해서 전 세계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 비대면 화상 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는 2018년에 지금은 서울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유학 중인 소라비가 대상을 받은 후에 또 한 번 내게 더 큰 기쁨과 환희를 안겨주었다. 그동안 한국어를 가르치며 마음을 쏟아내며 수많은 재능 있고 훌륭한 학생들을 만났다. 그중에서도 아누부 띠는 JNU(Jawaharlal Nehru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전공하며 교수를 꿈꾸던 아쌈티(Assam Tea)로 유명한 아쌈(Assam) 지역 출신인 재원이다.
이번 2021년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대회 전 세계 말하기 대회에 아누부 띠가 참가했다. 사실 아누부 띠는 전 세계 한국어 쓰기 대회에서도 대상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이미 그 실력이 인정을 받은 터였는데, 말하기 대회 대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실력으로 최상의 자리를 꿰찼다.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사실 믿기기 어려운 사실이기도 하며 꿈같은 일이다.
지금은 인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까지 거쳐 인도 학교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꼬맹이 인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인도 대학교에서 교수가 되리라 기대한다.
"저 내년 2월에 한국으로 유학을 갈 거 같아요. 선생님을 곧 뵙고 싶습니다. 선생님이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는데, 덕분에 대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을 수여받고 나서 아누부 띠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기쁘고 감사하다. 그날을 벌써부터 기다린다. 내 생애에 보석같이 아름답고 빛나는 제자들을 주셔서 마음이 부요케 하며, 감당하지 못할 큰 감격을 안겨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집에는 제자들을 위한 게스트룸을 꼭 마련하려고 한다. 언제든 와서 쉬고 교제하며 나눌 수 있는 그들만을 위한 공간을.
575돌 한글날을 보내며 한글과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가르칠 수 있음에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