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서 좋지만 힘듦
새소리가 가득하고 풀벌레와 나비가 날아오르는 시골 자연 속에서 반려동물이란 어떤 의미일까?
따스한 봄날에 찾아온 제비 부부는 가족을 쑥 늘려서 행복하게 떠나갔다. 뒤늦게 찾아온 또 다른 제비 한 쌍은 아기 새끼들이 부화되었지만 8월 초의 극한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내려 우리 집 현관 앞에서 떼죽음을 맞이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쓰라린다.
깍깍 소리는 까마귀의 울음소리라고 하는데, 내 귀에는 "아~아~" 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유난히도 큰 까마귀의 노랫소리를 매일 아침 듣는다. 얌전히 소리 없이 와서 잠시 쉬어가는 예쁘고 다소곳 한 까치, 거기에다 셀 수 없는 수많은 참새와 박새들까지 새들의 끝없는 노래를 음악 삼아 듣다가 어느새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하는 시골 마당 풍경.
나른한 한낮의 오후 즈음, 엄청 몸집이 큰 사마귀가 나타났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강아지 꽃순이가 사마귀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다. 그칠 줄 모르는 그들의 조금은 잔인한 놀이를 영상으로 남기려고 핸드폰을 꺼내와 찍었다. 꽃순이는 마치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처럼 정신을 쏟아 집중하여 놀고 있는데..아.. 불쌍한 사마귀...잔인하다.
집 안에서 키우던 꽃순이가 마당으로 나와 생활한 지 4개월이 되어간다. 집 안에서 살던 꽃순이를 부러워했을 장군이에게는 오히려 좋고, 마당이 훨씬 편안한 곳이 되리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꽃순이를 마당으로 내보냈었다. 여전히 사이좋은 오누이로 서로 의지하고 챙겨주며 잘 지내는 우리 집 반려견 꽃순이와 장군이에게 고맙다.
사실 가끔은 우리가 그들을 돌봐주는 건지, 장군이와 꽃순이가 우리를 돌봐주는 건지 살짝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기도 하다. 여전히 시골 자연 속의 밤은 내게 조금 무섭기 때문이다.
반려 토끼에 대한 우리의 흑역사는 어제도 이어졌다. 오후에 집을 비웠다가 오후 늦게 돌아와 보니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기 토끼 '쵸코'가 사라지고 없었다.
'아~요즘 왜 이렇게 마음에 힘든 일이 생기는 걸까?'새로 장만한 토끼장은 사람만이 열 수 있는 문인데, 쵸코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토끼장은 비어있었다.
'누군가 우리 집에 다년간 걸까?'
갑자기 두려운 공포감이 밀려오려 했다. 그런데 동네 어르신이 고양이 짓일 거라고 하셔서 차라리 고양이가 범인이라면 마음이 오히려 편하겠다 싶었다.
'그래, 차라리 고양이가 물고 갔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어떻게 고양이가 문을 열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멈추기로 하자. 사람이 쵸코를 데려간 게 아니라 영리한 들고양이가 데려간 게 분명하다.
토끼는 우리 집의 반려동물이 될 수 없단 말인가? 딸아이와 내가 좋아하는 토끼는 그렇게 우리에게 눈물만 안기고 떠나가고 말았다. 눈망울이 예쁜 생기 발랄한 쵸코가 눈 앞에 선하다.
집 앞 길목에 사는 뱀까지 천장에 뛰어다니는 서생원 가족까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반려동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이젠 반려묘를 찾아보기로 하자. 주위분들의 조언에 따르면 반려묘가 있으면 뱀과 쥐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한다니 말이다.
나의 생존 욕구에 의한 이기심으로 반려동물은 최소한 내가 원하는 것으로 선택하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