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외교안보전략 완성 전 자국이익 극대화 위해 전략적 가치 높여야
— 중국의 경제적 위상 실감한 한일…미국은 동맹국들 거느릴 능력 될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과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자”고 촉구하자, 중국은 “당신네 미국의 동맹국들은 우리와 잘 협력하고 있으니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한국도 바이든 시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일, 호주, 인도)에 뉴질랜드, 베트남과 함께 가세, 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것이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할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리더십 교체기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남북러 철도연결이 문재인 대통령 안보구상의 핵심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와 가장 가까운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방향에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한반도 문제에 뭔가를 요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간은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에게 더 없이 절실한 시절이다. 미국이라는 막강한 동맹국을 둔 한일양국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어쩌면 더 격렬히 으르렁 거려야 할 지도 모른다.

바이든, 유럽에 “중•러에 맞서 합심하자” 촉구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미 워싱턴 현지 시간)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대서양 동맹이 돌아왔고 우리는 이제 함께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15분간의 연설에서 “하나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며 이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맹세”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의 상호 방위 약속도 재확인했다.

1963년 창설된 뮌헨안보회의는 국가원수, 장관,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 주요 인사 등이 국제안보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안보 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공동의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판하며 이에 함께 맞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중국과의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에 함께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중국 정부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미 워싱턴 현지 시간) 뮌헨안보회의에 온라인 환경에서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미 워싱턴 현지 시간) 뮌헨안보회의에 온라인 환경에서 참석, 연설을 하고 있다.

 

경제적 강압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해킹 문제를 집중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집단 안보를 방어하는 데 중요해졌다”고 했다.

러시아가 나토 동맹을 약화시키려 한다며 이에 맞서 단결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과 협력해 코로나19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미국, 동맹국들 생각 들어나봤나?”

중국은 바이든의 외교적 접근에 곧바로 ‘회의론’으로 응수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1일 리하이둥(李海东)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의 말을 인용, “중국과 유럽 간에는 여러 이견이 있지만, 소통과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협력적 관계가 대세”라며 “중국이 전략적 경쟁자라는 미국의 주장은 동맹국에 큰 설득력이 없다”고 전했다.

리 교수는 또 “중국-유럽 간 막대한 경제무역 관계를 빼고도, 심각한 혼란에 빠진 국내정치와 문제 투성이 외교정책 등이 미국에 대한 우방국들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각국은 외교 정책을 수립할 때 그들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대중국 공동 대응’이 바이든 행정부의 의도처럼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1일치 신문 사설에서 “쿼드 외교장관 회담과 주요 7개국 회담 등 잇따른 다자 외교무대에서 미국은 ‘중국의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며 “이는 ‘국제무대로 복귀했다’는 미국이 지난 4년의 근본적인 정책 실패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대북관계 성과위해 쿼드 가입하고 한미일 공조하라?

일본하고만 협상하기 껄끄러운 이슈도 한·미·일이 모인다면 타협안이 모색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일, 호주, 인도)에 뉴질랜드, 베트남과 함께 가세해 중국 압박에 동참하는 것이 한국이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할 길이라는 주장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중앙일보>는 22일치 조간신문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취임 한 달 만에 데뷔한 국제무대에서 동맹국들과 다자주의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공유된 민주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는 거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의 장기적 경쟁을 위해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일본·인도·호주 외교부 장관과 18일 쿼드(Quad) 회의를 열고 “중국의 어떤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데 합의했다.

<중앙일보>는 “정부는 숙원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한 처지인데,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 관계부터 먼저 개선하라는 입장이니 곤혹스럽다”고 했다.

특히 “중국을 의식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 온 쿼드 참여 문제도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연합에서 배제돼 동맹을 잃고 중국에는 더욱 종속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독일처럼 한다면)쿼드에 참여하면서도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법이 없다”고 강변했다. 중앙일보는 한국 신문이다.

 

한국, 美에 “철도 제재 먼저 풀자” 촉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제재 강화를 통해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킨다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철도·도로 등 공공인프라 영역의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코리아비전 대화 시리즈’ 화상 세미나에 참석해 “(남북 간) 보건의료와 민생 협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非)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비상업영 공공인프라의 예로 남북 철도·도로 협력을 꼽았다.

남북은 지난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기초조사를 진행했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 결렬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 장관은 “(미 행정부가) 제재 문제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재 완화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금강산 개별 관광이 재개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일본도 대미 외교안보 비중 커져…한일관계는 어떤식으로든 미국의 비용

지난 19일 바이든 대통령은 79년 전인 1942 년 2월19일 루즈벨트 전 대통령이 '적성 외국인'으로 간주해 일본계 미국인들 12​​만명을 미국 전역에서 수년간 강제 수용한 점을 공식 사과했다. 바이든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강제수용소의 역사를 회고했다.

쿼드를 통한 대중압박에서 일본은 미국이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하는 존재다. 경제력도 아시아내 영향력도 일본을 따라갈 나라가 쿼드에도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행보는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새삼 보여준다.

미국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하는데 최고 6~8개월일 걸린다. 그동안에 각국은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자 보이지 않는 샅바싸움을 벌인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에 따른 침체와 인플레 공포에, 국내 정치는 극심한 분열에 각각 휩싸여 있다.

임기 5년 중 1년 2개월여를 남겨둔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모든 외교안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적 협력을 통해 ‘린치핀’ 역할을 수행하기를 원한다. 마차 바퀴축 한가운데 박힌 핀이 린치핀이다. 미일동맹은 코너스톤(주춧돌)로 건물 네 귀퉁이에서 기둥을 떠받치는 역할이다. 굳이 해석하자면, 일본에는 전략적 관계의 중요성을, 한국은 전술적 견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규정한 용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미 정부의 이런 공식 명명에도 굳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표현을 바꿔 썼다. 실제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미국과 한국에 생긴 틈이 예사롭지 않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이고,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매우 심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따라서 드러내지는 않지만 미일 전략동맹의 하위 개념은 물론이고 가급적 미중 대립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럴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 기껏 6개월 남았다.

한국도 일본도 그 6개월 안에 최대한 자국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적 지점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어쩌면 한일 양국은 더 격렬히 으르렁거려야 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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