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한 스푼 그리고 희망 두 스푼

꽃처럼 예쁘다.

2021-09-12     정은경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은 다 같겠지만, 그 무게와 색은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조금은 느긋하며 기다려주는 마음씨 넓은 엄마일 수도 있고, 무능하고 게으르며 자기 일에 바쁜 엄마일 수도 있다. 누구나 장단점은 있으며, 세상에 완벽한 엄마나 더군다나 빵점 엄마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에게도 빵점은 주지 않기로 하자.

모든 엄마는 아름답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다 예쁘다. 꽃들처럼...

마당에 피어있는 색색의 꽃들

딸아이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왔다. 이제 중학교 진학을 준비해야 하는 가을, 6학년 2학기다.

"인도에서 들어오고 나서 1년 6개월을 도둑맞은 느낌이에요. 5학년에 들어와 6학년 2학기에 들어왔지만 아이는 인도에서 들어왔을 때 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거 같아요. 아니 한국어로 하다 보니 더 뒤로 퇴보되었어요. "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적어도 학업 성취도에서 보면 그렇다. 아이는 모든 학업 과정에서 뒤로 갔다. 심지어 영어까지도. 일반 공립중학교와 대안학교를 80/20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담임선생님과 상담한 후에 반대가 되었다. 이젠 대안학교가 우위에 차지한  80/20이다.

"중학교에 가면 과목별 수업이 진행될 텐데, 자칫 잘못하면 아이 입장에서 티브이 프로그램 화면 쳐다보는 것처럼 될 수도 있어요. 특히 한국어가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서요. 학교에서 아이 수준에 맞게 끌어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중학교에서 그럴 여력이 될지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충분히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장평초등학교처럼 아이를 개별적으로 더 신경 쓰며 도와줄 수 있는 중학교가 있을지 미지수였다. 시골 면소재지의 작은 중학교에 보낸다 해도 이러한 아이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여건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학교를 대안학교에 보냈다가 고등학교를 다시 아이에 맞게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일단 백*중학교에 가서 아이의 상황을 말씀드리고 상담도 해보시고, 대안학교도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고 3이 되어도 정작 알파벳도 모르는 학생이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선생님은 항상 아이의 편에서 진심 어린 조언을 주시며, 마음을 써주신다. 아이를 이 작은 시골학교에 잘 보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교 어때? 재미있어?"

아이에게 물으면 항상 긍정 피드백을 준다.

"네, 재미있어요."

'꽃순이'를 '꽃시니'라 쓰는 6학년 딸아이. 왜 그렇게 틀리게 썼냐는 핀잔 대신, 웃음보부터 터지는 엄마다. 틀리는 것도 귀엽고 예쁘다. 꽃들처럼 예쁘다. 그래도 이젠 좀 안 틀리고 잘해주면 좋을 텐데.

이 꽃들처럼 모든 아이는 예쁘다.

고민이 한 스푼이라면 언제나 희망은 두 스푼이다. 거기에다 기도까지 세 스푼을 더해져서 아이의 미래는 더 빛나게 빛날 것을 믿는다.

엄마가 엄마를 돌아본다. 내 일보다 아이를 더 우선에 두는 시간임을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며 말을 걸어본다.

'조금은 부족한 엄마지만 나도 조금만 더 분발하고, 아이도 심호흡 한번 더하고 한 발자국 내디뎌 보면 어떨까? 늘 희망은 우리의 곁에 있으니까.'